김중식 작가는 캔버스에 두 개의 이미지를 중첩 하는 방식의 독특하고 환상적인 작업으로 사물(달 항아리 등)과 인물, 동양(달 항아리)과 서양(인물), 그리고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회화 세계를 창조한다. 또한 일상의 이미지를 인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일상’을 미학화하고 ‘사회 체계화’하여 기호 체계로 사용한다. 특히 작가는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마릴린 먼로의 얼굴, 미키 마우스의 이미지, 세븐 업의 마크, 코카콜라 병, 지폐 따위를 작품에 도입함으로써 기호 체계와 테마를 겹쳐서 표현한다. 그리고 작가는 점들의 크기와 미세한 명도 차이를 이용하여 아련한 공간감을 느끼게 한다. 작가가 두 개의 이미지를 캔버스에 중첩 하는 작품에서 달 항아리와 오드리 헵번은 참으로 이질적인 소재이다. 그러나 이 둘은 묘한 아름다움의 하모니를 보이며 감명을 선사한다.